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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미안합니다. 혼자 힘들게 해서......>

러브더월드 | 2019-02-11 | 조회수: 1,836

2015년 설립된 러브더월드는 전국 미혼모 500여명과 온·오프라인에서 교제하고 있다. 이들이 외롭지 않게 양육하고 행복한 부모가 되도록 돕는다. 기저귀 분유 물티슈 등 각종 물품을 지원하고 이들이 '독박육아’로 지치지 않도록 가정을 방문하고 상담하는 일 등을 한다. 홀로 아이를 낳아야 하는 미혼모들의 출산 과정도 지원한다. 지금까지 출산을 지원해 낳은 아이들이 90여명이나 된다.

설을 앞둔 지난 1일 경기도 수원 영통구 반달로 러브더월드 사무실. 택배 발송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낮잠 이불 150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러브더월드 대표 박대원(42) 목사는 “어린이집 입학을 앞둔 미혼모의 아이들에게 주려고 샀다. 전국에서 신청받았는데 400여명이나 돼 속상하지만 선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왜 미혼모 지원을 시작했을까. 전혀 생각지 못한, 하나님이 이끄신 일이었다. 박 대표 아내인 서지형(41) 러브더월드 상임이사는 2002년 난소암 판정을 받았다. 당시 대학 4학년이던 서 이사는 박 대표와 사회복지학과 캠퍼스 커플이었다.

“의사가 죽는다고 했어요.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하니 결혼을 포기했죠.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고 했어요. 그런데도 저를 끝까지 붙잡아줬어요.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은 '희생’이라고 하면서요. 암 수술과 항암 치료를 한 뒤 계속 치료받고 있어요.”(서 이사)

1년간 교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박 대표는 금식기도 끝에 결혼하기로 했다. 박 대표는 “어차피 우리 인생이 불확실한데 하나님을 의지하며 함께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03년 12월 결혼했다.

11년간 아이가 없었다. 시험관 시술을 두 번이나 했지만 실패했다. 몸과 마음이 상했다. 돈도 많이 들었다. 당시 희귀난치병 단체에서 봉사한 서 이사는 하나님이 주신 감동으로 남편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 “2년 반 정도 인생의 십일조를 바치자”고.

월드비전 사회복지사로 일하던 박 대표는 흔쾌히 수락했다. 아내와 청소년을 돌보는 일을 하다가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았다. 2006년 9월 미국 리버티신학대에 입학했다. 

두 아이 입양하며 섬김 깨달아

박 대표 부부는 귀국 후 개척교회 목회자로 섬기던 중 입양을 위해 여러 기관에 문을 두드렸지만 거절당했다. 건강 때문이었다. 미혼모 기관에서의 입양을 추진하던 중 미혼모들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왔다.

“미혼모를 외면할 수 없었어요. 한 미혼모를 개인적으로 연락하고 돕는 과정 중에 첫째 아들(6)을 다른 기관에서 기적적으로 입양했어요. 아이가 너무 예쁜 거예요. 생모가 어려움을 겪을 때 누군가가 조금만 도와줬다면 키우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었죠. 낙태하지 않고 낳아준 것만으로도 고마웠죠.”(서 이사)

박 대표 부부는 임신 후 오갈 데 없는 미혼모와 함께 살았다. 2015~2017년 한집에서 함께 산 미혼모들이 9명이나 된 때도 있었다. 집이 좁아 넓은 곳으로 이사했다. 부부의 사역이 알려지면서 전국에 있는 미혼모들이 부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2015년 NGO 러브더월드를 설립해 체계적인 사역으로 발전시켰다. 같은 해 둘째 딸(4)도 입양했다.

“미혼모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한 것은 '주거’였어요. 양가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재정을 후원해 달라고 요청했죠. 그동안 선교비를 위해 모은 돈도 미혼모를 도우며 다 썼어요. 메추라기와 만나처럼 하나님의 기적적인 손길로 수원에 4개 원룸을 얻어 미혼모들이 살고 있어요. 갈 곳 없는 이들이 많아 주거 지원사업에 대해 계속 기도하고 있습니다.”(박 대표)

무책임과 싸늘한 시선에 큰 상처

미혼모의 삶을 가까이에서 보니 안타까운 점이 많았다. 원가정에서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사회에서 미혼모에 대한 싸늘한 시선도 여전하다.

박 목사는 “사랑한다고 하면서 임신했다고 하면 연락을 끊고 책임지지 않는 남성들이 과장되게 말하면 99%”라면서 “남성들이 책임을 진다면 미혼모가 과연 생길까요”라고 반문했다.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가 없다 보니 믿음을 갖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조건 없이 도와주며 자신들의 든든한 둥지가 되어준 부부를 향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아이를 성실하게 키우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주거 지원사업뿐 아니라 미혼모, 미혼부가 급할 때 아이를 단기로 맡기도록 하는 일을 추진하고 싶어요. 당장 맡길 곳이 없어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많거든요. 궁극적으로는 생명의 주권자가 하나님이시고, 우리 모두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그분의 자녀라는 것을 전하고 싶습니다.” (박 대표) 수원=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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