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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만 증명되지 않는 사람들

러브더월드 | 2018-05-16 | 조회수: 2,763

존재하지만 증명되지 않는 사람들.

 

저는 정말 몰랐어요.

미혼모, 미혼부를 만나면서 알게 된 부분이에요.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거주지 불명으로, 금융 및 신용상의 문제로, 벌금을 못내는 경우 등등 다양한 이유로 주민등록이 말소된

미혼모, 미혼부를 만나고 있어요.

 

주민등록이 말소되면 건강보험 혜택도 못받으니 명원 진료 한번도 못받아보고,

주민등록등본이나 초본 발급이 안되니 취업하기도 어렵고,

여러 복지서비스를 신청하려해도 서류로 증명이 안되니 미혼모 시설에도 못들어가고,

복지 서비스도 못받고, 기초수급권 신청, 긴급 생계비 지원, 주거지원이나 한부모 가정 복지서비스 등을

아예 신청조차 할 수 없는, 완전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있어요.

 

존재하지만 증명이 되지 않는 삶.

 

주민등록이 말소된 채로 8년을 살아온 대박이 엄마.

주민등록등본 조차 없었으니 취업도 못하고 여기저기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고시원을 맴돌면서...

지난 8년 동안 혼자서 어떻게 살아왔을까요.

얼마나 힘이들었을까요.

 

남편과 함께 며칠을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사정사정하며 다니다가 엊그제 저녁에 정말 어렵게

원룸을 하나 계약하고, (아기를 키운다고 하면 원룸 계약을 안해주려고 하는 현실) 그래도 애써주신

부동산 중개소 사장님 덕분에 방을 계약했어요.

방 하나를 얻으려 할 때 마다 밥도 안먹힐 만큼 신경쓰고 온 힘을 다해야 해요.

미혼모, 미혼부 방 얻어주는 것이 쉽지가 않아요.

작은 단체인 러브더월드.

보증금도 월세지원도 매번 큰 마음 먹고 결단하고 조금씩 모은 후원금을 다른데다 덜 쓰고

여기에 집중하고 움직여야 하거든요.

 

 

어제 아침. 대박이 엄마에게 주민등록 살리러 가자고, 아이 출생신고 하러 가자고

손을 잡고 나서는데 제 마음이 두근두근 얼마나 기쁘던지요.

 

주민센터에 가서 주민등록을 재등록하고,

곧바로 아이 출생신고도 하고, 양육수당 신청까지 완료했어요.

주민등록 재등록 과태료와 출생신고도 늦어져서 과태료 까지 물어야 했지만요.

8년만에 주민등록 등복을 받아볼 수 있었고,

본인 밑으로 자녀가 등록이 되었어요.

 

 

옆에서 서류 작성하는 모습을 보는 제가 울컥...

자꾸 울지 말라고 오히려 저를 다독이는 대박이 엄마.

 

방하나 계약하고 주소지 옮기고 출생신고 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에요.

앞으로 어떻게 아기를 키울지, 취업은 어떻게 할지.

요양보호사 교육받고 취업하고 싶은데 교육받는 동안 생활비는 어떻게 할지... 어려움은 계속이지만.

대박이 엄마가 다시는 주민등록이 말소되지 않고 아가랑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러브더월드. 사무국장 서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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